평일 대낮에 아내랑 밥 먹는데 아내가 알쓸신잡 유시민더러 ‘설전과 달리 너무 꼰대처럼 나온다.’고 운을 떼면서 우리의 아무말대잔치가 시작했다.

알쓸의 5명은 우리 시대의 전문가다. 유시민은 정치경제와 글쓰기 전문가고 황교익은 맛과 음식문화 전문가다. 김영하는 문학 정재승은 과학 유희열은 음악 전문가다. 그들은 자기 분야에서 한가닥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모아놓고 아무 주제로나 잡담하게 한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없다. 자기 전문 분야 얘기에는 거침이 없다. 상대의 전문분야는 대놓고 까지 못한다. 듣다 보면 그런 것같아서 끄덕끄덕하거나 맞아맞아 하지만 생각을 바꾸는 사람은 없다. 특히 자기 전문분야는 누가 뭐래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그저 you win 할 뿐이다.

자세히 보면 다들 꼰대다. 자기 시각이 있다. 관념이 뚜렷하다. 세상을 해석하는 고정관념의 뿌리가 깊다. 아무도 뿌리를 파헤치지 못한다. 머릿속에 딱 뿌리를 내리고 들러붙어서 아무도 떼지 못한다. 떼려는 사람이 다친다. 칡과 덩굴 같다. 억지로 떼내면 나무가 다친다. 고정관념을 가진 꼰대를 만나면 칡 갈 덩굴 등 갈등이 생기는 이유다.

하지만 알쓸은 갈등을 막는다. 한 주제를 깊이 다루지 않는다. 서로 격론하지 않는다. 싸우지 않는다. 그러니 꼰대 같은 사람 다섯이나 모여도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아무 말이라도 의견은 다른 법이다. 아이가 집에 왔을 때 인사를 어떻게 하냐를 두고도 부모 생각은 다르고 그걸로 싸워서 이혼까지도 간다. 하물며 전문가 다섯이 한 주제를 두고 다투지 않는 것은 서로를 지나치게 배려한 것인가 서로를 건드리기 싫어선가 예능이라 모영이 안 나서인가. 그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한다면 이 시대의 전문가 5명에게 우리가 배울 것은 농담밖에는 없는가 나홀로여행하기와 뭐가 다른가.

CEO만한 꼰대가 없다. CEO는 자기 생각이 분명하다. 자기 의견이 확고하다. 하자는 것이 명확하고 방법도 뚜렷하다. CEO의 머리는 고정관념 덩어리다. 누가 부딛칠 것인가? 누가 CEO와 갈등할 것인가? CEO의 회의는 알쓸신잡 같은 얘기로 끝나야 할 것인가? 아니면 서로 갈등을 두려워 하지 않고 나무가 다칠까 겁내지 않고 자기 할말을 다하고 CEO의 의견에 토달고 다투고 겨루면서 비로소 모두가 끄덕이는 옳은 길을 찾을 것인가. 문대통령이 비서관회의에서 한 말. ‘자기 전문분야가 아니더라도 서슴지 말고 얘기하는 것이 의무다. ‘

CEO도 자기가 전문이 아닌 분야의 얘기를 직원에게 들으면서 그저 고개만 끄덕일 것인가 아니면 내 고정관념을 총동원해서 다른 의견을 말할 것인가 아니면 정말 수긍해서 you win이 아니라 ok lets do it 할 것인가.

당신은 아무말대잔치를 원하는가. 아니면 길을 찾기를 원하는가. 칡과 덩굴은 서로 다투고 겨루면서 나무를 점령한다.